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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피아니스트 2차 세계대전과 살아남은 예술가

by 곰돌100 2024. 1. 16.

영화 피아니스트는 전쟁의 참혹함과 인간의 의지를 생각하게 해 준 영화다. 흔히들 인생 영화라고 부르는 이 영화는 나에게도 엄청난 충격과 감동을 준 작품이다. 나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이 영화를 꼭 추천하곤 한다.

1. 영화 피아니스트 속 2차 세계대전

어떤 충격은 삶의 의지를 꺾이게도, 만들기도 한다. 나는 그런 극한의 상황을 만나지 않은 것을 감사히 하며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 오늘의 하루도 감사해야 함이 분명함이 매일 그것을 잊고 사는 것이 현실이다. 오늘 이 영화를 떠올리며 그 감사함을 다시 한번 불러일으켜 본다. 주인공 블라덱 슈필만은 제목 그대로 폴란드인 피아니스트다. 그는 아름다운 선율은 물론 쇼팽의 곡을 연주할 만큼 열정을 담아 곡을 소화하는 예술가다. 그러나 삶은 항상 원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는 법. 독일은 폴란드를 침공하며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다. 참혹한 전쟁 앞에서 변화해 가는 피아니스트의 삶을 영화는 따라간다. 어쩔 수 없는 선택과 꼭 해야만 하는 선택 앞에서 그는 꼭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무기력하게만 보였던 피아니스트가 생존을 위해 하는 선택은 지금 우리 시대에서 보기에는 너무 힘든 시간이지만, 그 당시를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가 살아남기 위해서 하는 선택의 순간에는 어김없이 연주음악이 배경으로 깔린다. 영화의 주제이기도 한 음악은 뭔가 사건을 더욱 감정적으로 요동치게 만드는 요소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배우 에이드리언 브로디를 처음 알게 됐다. 주인공 슈필만을 연기한 그는 마른 몸과 기다란 손이 주인공과 참 잘 어울리는 인물이었다. 브로디는 영화 피아니스트를 통해 최연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 전쟁 속에도 삶을 굳건히 살아가는 사람들

독일의 공격으로 폴란드 사람들은 여기저기 흩어졌다. 얼마 못가 곧 다른 나라의 도움으로 전쟁이 끝날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처음 전쟁이 발발하고 슈필만의 가족들은 함께 거처를 옮겨 다니기 시작한다. 그 사이 유대인들을 향한 탄압은 더욱 심해지고 정치적인 색깔을 띠던 가족들은 독일군에 의해 잡히게 되고 슈필만 혼자서 도망치게 된다. 그는 혼자라는 사실, 전쟁 앞에서 무력한 현실 속에서도 살아남아 있었다. 어느 날 독일이 유대인들이 있던 건물의 불을 지르자 슈필만은 그곳을 빠져나와 또 다른 건물 안에 들어간다.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없는 나날 속에서 그는 통조림을 하나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그 모습은 마치 나라면 어떨까를 상상하게 만들며 먹을 것이 없어 힘든 삶이 지속될 수 있구나를 매우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불쌍해하지도 감정을 과하게 쏟지 않으면서 그냥 그렇게 보여준다. 통조림을 열기 위해 그가 찾은 도구는 불을 쏘시던 꼬챙이다. 나는 이 장면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다. 우리가 온전하게 살아가던 시절에는 절대 생각해보지 않았을 방법으로 그는 삶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쟁은 많은 사람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꿔 놓았다. 슬프게 말하면 살아있는 것에 감사해야 할 나날이다. 그런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다. 슈필만이 꼬챙이를 이용해서 통조림을 따려고 할 때, 통조림은 그의 마음을 정말 모르는 것처럼 어디론가 굴러가 버린다. 그리고 한 독일군 장교의 발 밑에서 멈추고 만다.

3. 독일군 장교와 살아남은 슈필만

제목이 피아니스트인 이유가 바로 마지막 장면에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쟁 속에서 살아남은 피아니스트의 삶을 통해 감독은 그래도 살아볼만한 가치 있는 삶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래도 살아남은 그의 삶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싶었던 것인지. 이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보이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든다. 모든 영화가 똑같은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며, 모든 관객이 똑같은 해석을 하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감독은 그런 것을 원했을 것이다. 이 영화가 당신의 마음속에 무엇을 불러일으키는지 참 궁금하다. 참고로 나는 마지막 장면을 통해 슈필만의 고고함과 전쟁 속에서도 느껴지는 독일군 장교의 인간미가 느껴졌다. 장교는 슈필만을 발견하고 그에게 묻는다. 유대인이냐는 질문대신 그는 직업을 묻는다. 슈필만은 대답한다. 피아니스트요. 그리고 그에게 연주를 시킨다. 슈필만은 그 자리에서 쇼팽의 곡을 연주한다. 그의 비장함과 고고함을 담아 그리고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듯 열정적으로 피아노를 연주한다. 그 후, 독일군 장교는 슈필만에게 먹을 것을 갖다 주었고 독일군이 철수하게 되는 날, 그에게 자신의 코트를 내준다. 이는 무너져가는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는 장군과 유대인이 아닌 한 예술가로 살아남은 슈필만을 잘 보여주는 씬이다. 전쟁은 항상 아픔을 간직하게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은 매우 참담했다는 사실을 또 한 번 깨닫게 만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실화라는 사실 이 더 감동적인 영화다. 보는 여정은 매우 길지만, 한 번 보면 절대 잊히지 않을 그런 영화다.